대구 아파트 분양가 다시 3000만원 돌파…집값 침체 속 왜 오르고 있나
대구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이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동안 미분양 증가와 부동산 경기 침체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대구에서 평균 분양가가 3개월 만에 평당(3.3㎡) 3000만 원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1년 전과 비교하면 분양가가 8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도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집값은 여전히 과거 고점 대비 회복이 더딘 상황인데 분양가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어 시장 안팎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 평균 분양가 3777만원…전월 대비 26% 급등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대구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777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기록한 2988만 원보다 26.4% 오른 수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더욱 크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29만 원이었던 분양가가 올해는 3777만 원까지 오르면서 무려 86% 이상 상승했다.
대구 분양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다는 인식과 달리 신규 공급 단지의 분양가는 오히려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공급된 일부 고급 단지와 입지 경쟁력이 높은 사업장이 평균 분양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구 부동산 시장, 롤러코스터 같은 분양가 흐름
대구의 분양가 흐름은 최근 몇 년간 매우 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2024년 3월 처음으로 평당 3000만 원을 돌파하며 주목받았지만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와 미분양 증가가 겹치면서 지난해에는 1000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당시 대구는 전국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로 꼽혔고 부동산 시장 침체의 대표 사례로 언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신규 공급 물량 감소와 일부 핵심 지역의 분양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이번에 다시 평당 3000만 원을 넘어선 것은 단순한 일시적 상승을 넘어 시장 분위기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집값은 정체인데 분양가는 왜 오를까
많은 소비자들이 의문을 갖는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다.
기존 아파트 매매가격은 아직 과거 상승기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는데 신규 분양가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건설 원가 상승을 꼽는다.
최근 몇 년간 자재 가격과 인건비, 금융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낮추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철근과 시멘트, 마감재 가격 상승은 신규 아파트 공급 비용을 크게 끌어올린 요인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금리 상승기 동안 늘어난 금융비용 역시 분양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시장 수요와 관계없이 공급 원가 자체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대구 부동산 시장 회복 신호일까
이번 수치를 두고 시장 회복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지만 신중론도 적지 않다.
HUG의 평균 분양가는 특정 시점의 시장 가격이 아니라 최근 1년 동안 분양보증을 받은 사업장들의 평균값을 기반으로 산정된다.
따라서 일부 고분양가 단지가 포함될 경우 평균 가격이 크게 올라갈 수 있다.
실제 분양가 상승이 곧바로 청약 경쟁률 상승이나 거래 활성화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특히 대구는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적지 않고 실수요자들의 관망세도 이어지고 있어 시장 전체가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대형 아파트 가격 강세도 눈길
주택 규모별로 보면 대형 면적대 강세도 확인된다.
60~85㎡ 아파트의 경우 평당 분양가가 3221만 원으로 전달보다 18.8% 상승했다.
반면 102㎡ 초과 대형 아파트는 평당 3905만 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최근 신규 분양 시장에서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보다 입지와 상품성을 갖춘 단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교육과 교통, 생활 인프라가 우수한 지역의 경우 실수요층이 꾸준히 존재하면서 고분양가에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분양가 상승, 실수요자 부담 커질 수도
분양가 상승은 건설사 입장에서는 수익성 개선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실수요자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구처럼 집값 조정이 길어졌던 지역에서는 기존 아파트 가격과 신규 분양가 간 격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향후 시장의 관건은 높은 분양가를 실수요자들이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느냐다.
업계에서는 공급 감소와 건설 원가 상승이 이어지는 만큼 분양가 상승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금리와 경기 상황, 미분양 해소 여부에 따라 실제 청약 시장의 반응은 달라질 수 있어 대구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섰는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