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의 유럽 무대 독주, UEFA 3개 대회 결승을 모두 점령하다
2025-2026시즌 유럽 축구 무대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존재감이 다시 한 번 크게 드러나고 있다. 이번 시즌 EPL 팀들은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세 개의 클럽대항전, 즉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콘퍼런스리그 결승에 모두 진출하는 기록을 만들었다. 단일 시즌에 잉글랜드 팀들이 UEFA 3개 대회 결승을 모두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팀은 아스널이다. 아스널은 20년 만에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며 파리 생제르맹과 우승을 다투게 됐다. 챔피언스리그는 유럽 클럽 축구의 최상위 무대인 만큼, 아스널의 결승 진출은 EPL 전체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볼 수 있다.
유로파리그에서는 애스턴 빌라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애스턴 빌라는 준결승 1차전에서 노팅엄 포리스트에 0-1로 패했지만,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4-0 완승을 거두며 합산 점수 4-1로 결승에 올랐다. 특히 1차전 패배를 뒤집은 방식이 인상적이다. 단순히 운 좋게 결승에 오른 것이 아니라, 홈에서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오며 자신들의 힘으로 결과를 바꿔냈다. 애스턴 빌라는 결승에서 독일의 프라이부르크와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콘퍼런스리그에서는 크리스털 팰리스가 결승행을 확정했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사흐타르 도네츠크를 상대로 1차전과 2차전 모두 승리를 거두며 합산 점수 5-2로 결승에 진출했다. 콘퍼런스리그는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보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지만, 중상위권 팀들에게는 유럽 무대에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대회다. 크리스털 팰리스가 결승까지 오른 것은 EPL의 상위권뿐 아니라 리그 전체의 전력이 얼마나 두꺼운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기록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EPL의 자본력만이 아니라 리그의 저변이다. 과거에는 몇몇 빅클럽 중심으로 유럽 대항전 성과가 집중됐다면, 이제는 아스널뿐 아니라 애스턴 빌라, 크리스털 팰리스 같은 팀들도 유럽 무대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중계권 수익, 선수 영입 경쟁력, 감독 수준, 리그 운영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축구 팬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시즌이 됐다. 세 대회 결승 모두에 EPL 팀이 있다는 것은 잉글랜드 축구의 강세를 보여주는 동시에, 다른 리그에는 꽤 큰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리그가 여전히 강한 전통을 갖고 있지만, 이번 시즌만 놓고 보면 유럽 클럽 축구의 중심이 다시 EPL 쪽으로 기울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물론 결승 진출이 곧 우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스널, 애스턴 빌라, 크리스털 팰리스 모두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두고 있고, 결승전은 늘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번 시즌 EPL 팀들이 UEFA 3개 대회 결승에 모두 오른 것만으로도 이미 새 역사는 쓰였다. 이제 관심은 이들이 결승전에서 몇 개의 우승 트로피를 실제로 가져올 수 있느냐에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