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중소기업 정규직보다 대기업 계약직”…취준생 78% 선택한 이유

“중소기업 정규직보다 대기업 계약직”…Z세대 취준생들의 선택이 달라졌다

한때 취업시장에서 정규직은 절대적인 가치로 여겨졌다.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정규직이라면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계약직은 정규직을 얻기 전 거쳐가는 임시 단계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최근 취업준비생들의 생각은 크게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정규직보다 대기업 계약직을 선호하는 응답자가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안정성보다 성장 가능성과 경력 관리, 기업 브랜드 가치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새로운 직업관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취준생 10명 중 8명 “대기업 계약직 선택”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취업준비생 14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8%가 중소기업 정규직보다 대기업 계약직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반대로 중소기업 정규직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22%에 그쳤다.

과거 세대였다면 정규직 여부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었겠지만, 최근 취업 시장에서는 기업의 브랜드 가치와 향후 경력 개발 가능성이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특히 사회 초년생 시기에 어떤 기업에서 어떤 경험을 쌓느냐가 이후 커리어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첫 직장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안정성보다 커리어”…달라진 취업 공식

대기업 계약직을 선택한 응답자들의 이유는 더욱 흥미롭다.

응답자의 68%는 “향후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이는 단순히 현재 직장의 안정성보다 미래 이직이나 경력 확장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본다는 의미다.

이어 “배울 점이 많을 것 같아서”가 15%,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있어서”가 9%, “복지와 근무환경이 좋을 것 같아서”가 8%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 경력은 이후 이직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채용시장에서는 지원자의 직무 경험뿐 아니라 어떤 기업에서 근무했는지 역시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취업준비생들이 대기업 계약직을 선택하는 이유도 결국 미래를 위한 투자 개념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소기업 정규직 선택 이유는 여전히 ‘안정성’

반면 중소기업 정규직을 선택한 응답자들은 다른 기준을 제시했다.

응답자의 절반은 고용 안정성을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이어 정규직 경력이 향후 이직에 유리할 것 같다는 응답이 26%,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응답이 13%를 기록했다.

실제로 경기 침체와 고용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는 안정성만으로는 더 이상 취업준비생들의 선택을 이끌기 어렵다는 점도 보여준다.

“아무 데나 취업” 시대 끝났다

이번 조사에서 눈길을 끈 또 다른 부분은 첫 직장 선택 기준이다.

응답자의 52%는 원하는 기업이나 조건이 아니라면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여기에 조건만 충족하면 입사하겠다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92%가 일정 수준 이상의 기준을 갖고 취업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어디든 합격하면 간다”는 응답은 8%에 불과했다.

이는 과거 취업난 속에서 일단 취업부터 하고 보자는 분위기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최근 Z세대는 입사 자체보다 어떤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연봉이 여전히 1순위…하지만 성장도 중요

입사 결정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연봉이었다.

응답자의 41%가 연봉을 최우선 기준으로 꼽았으며, 성장 가능성과 직무 경험이 22%로 뒤를 이었다. 기업 규모와 인지도 역시 13%를 차지하며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평가됐다.

이는 단순히 돈만 많이 주는 회사를 선호한다기보다 자신의 시장 가치와 경력 성장을 함께 고려하는 현실적인 판단으로 해석된다.

특히 AI와 디지털 전환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직무 경쟁력이 미래 연봉과 직결된다는 인식도 강해지고 있다.

정규직 신화가 흔들리는 취업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한국 취업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정규직이냐 아니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면 이제는 ‘어떤 경험을 쌓을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규직의 가치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평생직장 개념이 약해지고 이직이 일반화되면서 첫 직장의 의미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Z세대는 현재의 안정성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회사에 오래 남는 것보다 자신의 시장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경험을 선호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앞으로 채용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은 단순히 정규직이라는 고용 형태만으로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성장 기회와 커리어 개발 환경을 얼마나 제공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