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아니다” vs “창작 요소 유사”…흥행작 ‘왕과 사는 남자’ 법정 공방 본격화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를 둘러싼 표절 논란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작사 측은 “실질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없다”며 강하게 반박했고, 드라마 ‘엄흥도’ 시나리오 작가 유족 측은 창작적 요소의 유사성을 근거로 상영금지를 주장하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는 19일 드라마 ‘엄흥도’ 시나리오 작가 유족이 영화 공동 제작사 온다웍스와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쇼박스 등을 상대로 제기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을 진행했다.
이날 핵심 쟁점은 단순한 역사 소재 공유인지, 아니면 실제 창작 표현이 유사한지 여부였다.
제작사 측은 “단종의 폐위와 엄흥도의 시신 수습은 역사적 사실에 불과하다”며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족 측 작품은 엄흥도의 순절에 초점을 맞춘 반면, 영화는 인물 관계와 갈등 구조, 결말 흐름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즉, 같은 시대와 역사 인물을 다뤘더라도 이야기 구조와 표현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표절로 보기 어렵다는 논리다.
반면 유족 측은 단순 소재 차원이 아니라 창작적 요소 7가지가 유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판부 역시 이날 “소재나 주제가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은 맞다”면서도, 유족 측이 제시한 창작 요소들에 대해 추가 소명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즉, 법원도 단순 역사 소재 자체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창작적으로 표현됐는가”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개인적으로 이번 사건이 흥미로운 이유는 역사극 장르가 가진 구조적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사극이나 실존 인물을 다루는 작품은 기본적으로 같은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공유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결국 표절 판단은 “무엇을 다뤘느냐”보다 “어떻게 표현했느냐”에 더 가까워진다.
실제로 국내외 저작권 판례에서도 아이디어나 역사적 사실 자체는 보호 대상이 아니고, 구체적인 표현 방식과 장면 구성, 인물 관계 묘사 등이 핵심 판단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드라마 업계에서도 “역사 소재는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창작적 전개가 겹치면 문제 될 수 있다”, “사극은 특히 경계가 애매한 장르” 같은 이야기가 꾸준히 나온다.
이번 논란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영화 흥행 규모 때문이다.
‘왕과 사는 남자’는 누적 관객 1,681만 명을 기록하며 역대 국내 개봉작 흥행 2위까지 올라간 초대형 흥행작이다.
사실상 한국 영화 시장을 대표하는 수준의 성공 사례인 셈이다.
그래서 단순 창작 분쟁을 넘어, 흥행 이후 수익 구조와 저작권 인정 범위까지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상영금지 가처분은 일반 손해배상 소송보다 훨씬 강한 조치다.
이미 공개된 작품의 유통 자체를 막아달라는 요청이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로 법원이 흥행 중인 상업영화에 상영금지를 결정하는 사례는 상당히 드문 편이다.
시장 영향과 투자 피해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결국 핵심은 표절 인정 여부보다 창작적 유사성 판단 수위”, “상영금지까지 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추후 손해배상이나 크레딧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온다웍스 역시 앞서 지난 3월 “표절 주장은 사실무근이며 법적 절차를 포함한 모든 과정에서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즉, 제작사 역시 단순 해프닝이 아니라 정면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분위기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건이 단순 “누가 베꼈는가” 논란보다, 한국 콘텐츠 산업에서 역사극과 실존 인물 서사를 어디까지 독창적 창작물로 인정할 수 있는지 다시 보여주는 사례처럼 느껴진다.
특히 OTT와 영화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슷한 소재 활용 사례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결국 앞으로 이런 분쟁은 단순 아이디어 차원이 아니라, 캐릭터 해석과 장면 구성, 감정선 설계 같은 세부 창작 영역 판단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향후 법원이 유족 측이 주장한 ‘창작 요소 7가지’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이번 사건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본 콘텐츠는 공개된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저작권 분쟁 구조, 역사극 표절 판단 기준, 국내 영화 산업 흐름, 법적 쟁점 및 업계 반응 등을 추가해 재구성한 해설형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