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엔비디아가 찍었다”…SK텔레콤 주가 폭등, 피지컬 AI 기대감 어디까지 갈까

SK텔레콤이 시장의 새로운 AI 수혜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SK텔레콤을 피지컬 AI 분야 전략 파트너로 소개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AI 열풍이 반도체를 넘어 통신과 산업 AI 영역까지 확산되는 가운데, SK텔레콤이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오전 SK텔레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 넘게 급등하며 12만원 선을 돌파했다. 장중에는 13만54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전날에도 11% 이상 상승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틀 만에 주가가 폭발적으로 움직인 셈이다.

시장을 움직인 결정적 계기는 엔비디아였다.

최근 대만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행사에서 젠슨 황 CEO는 제조·피지컬 AI 분야 핵심 협력 사례로 SK텔레콤을 직접 언급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산업용 AI 플랫폼인 ‘옴니버스(Omniverse)’를 활용해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정에 적용된 디지털 트윈 기술 사례가 소개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자극됐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공장과 설비를 가상 공간에 그대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공정 변경이나 설비 배치, 생산 효율성 등을 실제 적용 전에 가상 환경에서 먼저 검증할 수 있어 최근 제조업 혁신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AI가 단순 데이터를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을 최적화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 글로벌 AI 산업의 화두는 생성형 AI에서 피지컬 AI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글과 이미지, 영상 생성에 집중했다면 피지컬 AI는 로봇과 공장, 자율주행차 등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AI를 의미한다. 엔비디아 역시 최근 들어 피지컬 AI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강하게 밀고 있다.

시장이 SK텔레콤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 통신사는 안정적인 배당주 이미지가 강했다. 성장성보다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반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SK텔레콤은 AI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하면서 시장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통신사업 외에도 AI 데이터센터, AI 비서, AI 반도체, 양자암호통신, 디지털 트윈 등 다양한 영역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제조 AI 분야는 SK그룹 내부 시너지가 기대되는 영역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정에 AI 기반 디지털 트윈을 적용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AI를 활용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불량률을 낮출 수 있다면 실제 수익성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 역시 긍정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SK텔레콤 목표주가 평균은 11만4500원 수준이었지만, 일부 증권사는 14만원까지 제시하고 있다. 현재 주가가 이미 목표주가를 넘어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AI 사업 가치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경우 추가 재평가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나증권은 특히 피지컬 AI와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 SK텔레콤이 국내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양자암호통신 역시 주목할 분야다.

AI 시대가 확대될수록 데이터 보안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양자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보안 시스템은 미래 통신 산업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시장에서는 과열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최근 국내 증시는 AI 관련 키워드만으로도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엔비디아 언급 효과가 상당 부분 단기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피지컬 AI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기술 잠재력은 크지만 실제 매출과 수익으로 연결되는 과정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단기 기대감만으로 접근할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시장 분위기는 분명 달라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통신사는 성장성이 제한된 업종으로 평가받았지만, 이제는 AI 인프라와 데이터 산업 중심 기업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역시 통신망과 AI 데이터센터를 미래 핵심 자산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이번 주가 급등은 단순히 엔비디아 효과만이 아니라 SK텔레콤의 사업 구조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AI가 반도체를 넘어 제조·통신·로봇 산업까지 확산되는 가운데, SK텔레콤이 국내 대표 피지컬 AI 수혜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