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도 불길도 버틴다”…도레이첨단소재가 공개한 ‘아라윈’, 소방 안전시장 판 바뀌나
화재와 산업재해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극한 환경에서도 작업자를 보호할 수 있는 고기능 안전소재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대형 화재와 산업현장 안전사고 이슈가 잇따르면서 내열·난연 소재 기술의 중요성도 빠르게 부각되는 분위기다.
도레이첨단소재는 22일까지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제22회 국제소방안전박람회’에 참가해 메타아라미드 소재 ‘아라윈(Arawin)’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단순 소재 소개를 넘어, 원사부터 원단·소방복까지 이어지는 국내 고기능 안전소재 공급망 구축 사례도 함께 공개됐다. 업계에서는 국내 안전산업이 단순 보호장비 생산을 넘어 첨단 소재 경쟁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불 속에서도 버틴다”…메타아라미드가 뭐길래
아라윈은 고온 환경에서도 형태와 성능을 유지하는 메타아라미드 섬유다.
도레이첨단소재에 따르면 해당 소재는 20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내열성과 난연성을 갖췄다. 화염이나 극한 작업 환경 속에서도 작업자의 신체를 보호할 수 있는 핵심 안전소재로 활용된다.
메타아라미드는 일반 섬유와 달리 열에 쉽게 녹거나 타지 않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소방복과 군용 장비, 산업용 보호복, 전기 절연 소재 등 고위험 분야에서 필수 소재로 여겨진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듀폰(DuPont)의 ‘노멕스(Nomex)’가 잘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각국이 자국 첨단 소재 국산화에 적극 나서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최초 ‘건식방사 공법’ 적용…기술 경쟁 본격화
도레이첨단소재는 아라윈이 국내 최초로 건식방사 공법을 적용해 생산된 메타아라미드라고 설명했다.
건식방사는 고온·고기능 섬유 생산에 사용되는 첨단 제조 방식 가운데 하나다. 균일한 품질과 높은 내열 성능 확보가 가능해 고기능 산업용 섬유 생산에 주로 활용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생산 기술 자체가 진입장벽이 높다고 평가한다. 단순 섬유 제조를 넘어 화학·정밀공정 기술이 함께 요구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첨단 소재 자립 중요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자체 기술 확보 경쟁도 빨라지고 있다.
소방복부터 산업현장까지…안전소재 시장 커진다
이번 박람회에서 도레이첨단소재는 자회사 TAK텍스타일과 소방 피복 전문기업 라온케이디와 공동 부스를 운영했다.
현장에서는 아라미드 원사부터 원단, 실제 소방복까지 이어지는 공급망 체계를 함께 소개했다.
이는 단순 소재 판매를 넘어 완성형 안전 솔루션 시장으로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최근 산업 현장에서는 화재뿐 아니라 배터리 폭발과 전기차 화재, 화학 공정 사고 등 고위험 상황이 늘어나면서 고성능 보호장비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소방 분야에서는 단순 방염 기능을 넘어 경량화와 활동성, 장시간 착용 편의성까지 중요해지면서 소재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전기차·배터리 시대…내열 소재 중요성 더 커진다
업계에서는 향후 메타아라미드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 반도체 공장 확대와 함께 고온·고전압 환경 안전 문제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사고가 잇따르면서 배터리 공장과 에너지 산업 현장에서도 고기능 난연 소재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 확대 역시 고내열 소재 시장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고온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는 산업 설비가 늘어나면서 산업용 보호소재 시장 규모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안전소재 시장 경쟁도 치열
현재 글로벌 아라미드 시장은 미국과 일본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듀폰과 테이진, 도레이 계열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 역시 첨단 섬유 국산화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기술 경쟁이 심화되면서 고기능 소재 역시 전략 산업으로 분류되는 분위기다.
특히 군수·우주항공·에너지 산업과 연결되는 소재 기술은 국가 안보와도 직결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기업들도 반도체 소재와 배터리 소재에 이어 산업용 고기능 섬유 분야까지 기술 경쟁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안전은 비용 아니라 투자”…시장 인식 변화
과거 산업 안전장비 시장은 비용 절감 중심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ESG 경영 확산 영향으로 기업들의 안전 투자 인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산업 현장 사고가 기업 이미지와 경영 리스크로 직결되면서, 고기능 보호장비와 안전소재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이다.
소방 분야 역시 과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장비 성능과 안전 기준이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단순 가격 경쟁보다 “얼마나 극한 상황에서 작업자를 보호할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첨단소재가 안전 경쟁력 된다”
도레이첨단소재는 향후 국내외 소방·안전 시장 공략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메타아라미드 섬유의 우수한 품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기능 내열소재 공급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안전산업이 단순 보호장비 시장을 넘어 첨단소재와 AI, 스마트센서 기술이 결합된 미래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한 대형 화재와 산업 고도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극한 환경 대응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결국 이번 전시는 단순 신소재 공개를 넘어, 안전 역시 첨단 기술 경쟁력의 핵심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