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강국으로 도약” 재계 총집결…제주포럼에 이세돌·궤도 뜬다
국내 주요 기업인들이 올여름 제주에 모여 인공지능(AI) 시대의 생존 전략과 미래 산업 방향을 논의한다. 단순한 경영 세미나를 넘어, AI가 기업 운영 방식 자체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점검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재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오는 7월 15일부터 18일까지 제주도에서 ‘2026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포럼의 핵심 주제는 ‘대한민국, AI 강국으로의 대도약’이다. 국내 기업인 약 400명이 참석해 AI 시대의 기업 경쟁력과 미래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올해로 39회째를 맞는 제주하계포럼은 재계에서 오랜 전통을 가진 행사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이전과 확연히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글로벌 산업 지형이 AI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기업들이 단순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AI 중심 경영 체제’ 구축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AI를 단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기업 생존의 핵심 변수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하게 드러난다. 한경협 역시 “AI 시대 기업 경영의 새로운 방향”을 주요 화두로 제시하며 AI 경영체제, AI 전환(AX), 데이터 인프라 경쟁 등을 집중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눈길을 끄는 건 연사 구성이다. 기술 전문가뿐 아니라 대중성과 상징성을 갖춘 인물들이 대거 참여한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전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UNIST 특임교수다. 그는 “AI를 이긴 유일한 인간, 그리고 그 이후의 질문”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알파고와의 대결 이후 AI 시대 상징적 인물로 자리 잡은 이세돌은 단순히 기술 경쟁을 넘어 인간의 통찰력과 창의성, 리더십의 의미를 이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AI 반도체 분야 스타트업으로 글로벌 주목을 받는 퓨리오사AI의 백준호 대표도 연단에 오른다. 그는 “AI 인프라 전쟁의 본질”을 주제로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경쟁 구도를 분석할 예정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 중심의 AI 칩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현실적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AI 기반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한 에이블리의 강석훈 대표는 AI 성공 전략을, 뤼튼테크놀로지스 박민준 AX CIC 대표는 기업 AI 전환 사례를 공유한다.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와 송길영 작가도 각각 인문학적 관점과 소비·사회 변화 측면에서 AI 시대를 해석할 예정이다.
이번 포럼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AI 강연이 많아서만은 아니다. 최근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AI에 대한 분위기가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이 핵심이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기업들의 관심은 “AI를 도입할지 말지”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AI를 도입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제조업부터 유통, 금융, 콘텐츠, 플랫폼 업계까지 AI 도입 경쟁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생태계를 장악하는 흐름 속에서 국내 기업들은 자체 AI 역량 확보와 데이터 인프라 구축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는 상황이다. 최근 재계에서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생성형 AI 투자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제주포럼이 단순한 ‘경영자 휴양 행사’가 아니라 재계의 위기의식을 보여주는 상징적 이벤트라는 분석도 나온다. AI 패권 경쟁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기업인들 역시 생존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행사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문화 프로그램도 함께 준비된다. 제주체임버오케스트라 공연과 가수 린(LYn)의 라이브 콘서트, 골프 프로그램 등 네트워킹 행사도 예정돼 있다. 다만 올해 포럼의 중심축은 분명 AI다.
재계에서는 이번 포럼 이후 국내 기업들의 AI 투자와 조직 개편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AI를 단순 업무 효율화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산업 질서’로 받아들이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격차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이번 제주포럼은 단순한 미래 기술 행사가 아니라, AI 시대를 앞두고 한국 기업들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집단적으로 고민하는 자리라는 의미가 크다. AI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 재계의 고민 역시 한층 현실적이고 치열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