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나는 택시 현실 되나”…정부, UAM 지역 시범사업 추진에 지자체 경쟁 본격화
정부가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위한 지역 시범사업 공모에 나서면서 미래 교통 산업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단순한 ‘하늘 나는 택시’ 개념을 넘어 교통 소외지역 문제 해결과 관광·의료 서비스 혁신까지 연결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는 26일 지역 수요 기반의 초기 UAM 상용화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도심항공교통 지역시범사업 지원 공모’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각 지역 특성에 맞춘 실질적 활용 모델을 찾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공형 서비스를 중심으로 초기 시장을 조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는 특히 섬·산간 지역 같은 교통 취약지역 이동 지원, 관광 활성화, 공공의료 및 행정서비스 개선 등 현실적인 활용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미래 기술을 보여주는 이벤트성 사업이 아니라 실제 지역 문제 해결 수단으로 UAM을 접목하겠다는 의미다.
최근 정부와 산업계가 UAM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자동차 중심 교통체계가 한계에 가까워지면서 새로운 이동수단 확보가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국·중국·유럽을 중심으로 UAM 경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한국 역시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기체 안전성은 물론이고 소음 문제, 배터리 효율, 도심 항로 구축, 교통 관제 체계, 주민 수용성 등 넘어야 할 장벽이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기술보다 중요한 건 실제 서비스 모델”이라는 말도 나온다. 결국 시민들이 얼마나 자주, 편리하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의미다.
이번 공모 역시 그런 현실적 고민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국토부는 단순 기술 시연보다 지역 수요 적합성과 기존 교통체계 연계 가능성, 공공성, 민간 협력 구조 등을 종합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교통취약지역 지원이나 민간기업 참여 기반이 우수한 사업은 우대를 받을 예정이다.
실제로 UAM 산업은 정부 혼자 추진할 수 없는 분야다. 기체 제조사, 통신기업, 플랫폼 업체, 배터리 기업, 항공 운영사 등 복합 산업 생태계가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이번 공모에서 민간 참여 기반을 중요한 평가 요소로 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토부는 오는 27일 세종국책연구단지에서 설명회를 열고 지방정부와 관련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사업 방향을 안내할 예정이다. 이후 29일부터 7월 28일까지 약 60일간 공모를 진행하고, 서면평가와 현장실사, 발표평가 등을 거쳐 9월 최종 사업지를 선정한다.
이번 사업은 도심항공교통 시범운용구역 지정 신청이 가능한 광역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선정된 1개 사업에는 최대 10억원 규모의 국비가 지원된다.
현재 업계에서는 제주, 부산, 인천, 세종 등 기존 스마트모빌리티 사업을 적극 추진해온 지역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특히 관광 수요가 많은 지역이나 섬 지역이 많은 지자체의 경우 UAM 활용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광 산업 측면에서도 기대감은 적지 않다.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하늘 관광’ 자체가 새로운 콘텐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UAM을 활용한 관광 상품 개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 지자체들도 미래 관광산업 카드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의료·행정 서비스 활용 가능성도 주목된다. 응급환자 이송이나 산간지역 행정 접근성 개선 등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활용될 경우 체감 효과가 클 수 있다는 평가다. 정부 역시 이번 사업을 단순 민간 상용 서비스가 아닌 공공형 모델 중심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상용화 시점을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글로벌 UAM 기업들 역시 인증 절차와 수익성 문제로 상용화 일정이 늦어지는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지역 기반 실증 사업 확대에 나서는 건, 결국 초기 시장을 먼저 형성해야 산업 생태계도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이 단순 교통 혁신을 넘어 지역 경제와 제조업, 플랫폼 산업까지 연결되는 만큼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공모는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라, 한국형 미래 교통 시스템의 현실 가능성을 시험하는 첫 단계라는 의미가 크다. 하늘길이 실제 일상 교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지역 시범사업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