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장님도 이제 AI 쓴다”…리뷰 답글부터 메뉴 전략까지, 자영업 판 바꾸는 인공지능

인공지능(AI)이 더 이상 대기업이나 IT 업계만의 기술이 아닌 시대가 됐다. 최근에는 식당 사장님과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도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고객 리뷰 답변부터 메뉴 구성, 홍보 문구 작성, 매출 분석까지 AI가 사실상 ‘디지털 점원’이자 ‘경영 컨설턴트’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매출과 고객 관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까지 나타나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배민아카데미가 외식업주 83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1.5%가 “3년 내 AI는 외식업 운영에 꼭 필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장에서는 이미 AI를 단순 유행이 아니라 ‘생존 도구’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사례가 고객 리뷰 관리다.

중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단골 손님으로부터 “배달 온 자장면 면이 불어 먹기 어려웠다”는 불만 리뷰를 받았다. 궂은 날씨로 배달이 늦어진 탓이었다. 단골 고객을 잃고 싶지 않았던 A씨는 AI에게 리뷰 답변 문구를 요청했다.

AI는 단순 사과를 넘어 △진심 어린 공감 △배달 지연 이유 설명 △재발 방지 약속까지 포함된 답변 구조를 제안했다. 이를 참고해 작성한 답글 이후 해당 고객은 다시 주문을 이어갔다고 한다.

이 사례는 단순한 에피소드처럼 보이지만, 최근 자영업 시장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에는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던 고객 응대 영역까지 AI가 개입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배달 플랫폼 중심 소비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리뷰 하나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별점 몇 개 차이로 신규 고객 유입이 달라지는 만큼, 리뷰 관리 능력 자체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문제는 많은 자영업자들이 리뷰 답변이나 고객 응대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점이다. 감정이 섞인 악성 리뷰나 불만 대응은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AI는 이런 상황에서 감정적 대응을 줄이고 보다 객관적이고 정중한 표현을 제안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리뷰 답변뿐 아니라 메뉴 개발과 가격 설정, 홍보 문구 작성까지 AI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예를 들어 “20~30대 직장인 고객이 좋아할 만한 여름 신메뉴 추천”, “비 오는 날 배달 잘 되는 메뉴 조합”, “재구매를 유도하는 이벤트 문구 작성” 같은 작업도 AI가 도와주는 방식이다.

실제 일부 자영업자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SNS 홍보 문구를 만들거나, 블로그 홍보 글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 전문 마케팅 인력을 따로 두기 어려운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는 반응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AI 활용 격차가 곧 매출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에는 자본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가 데이터 분석과 마케팅에서 유리했다면, 이제는 소규모 자영업자도 AI를 활용해 일정 수준 이상의 운영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우려도 존재한다.

AI가 만든 답변이나 홍보 문구가 지나치게 획일적이거나 인간적인 진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온라인에서는 “AI가 쓴 티가 나는 사과문”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소비자들도 있다.

결국 중요한 건 AI를 ‘대신하는 도구’가 아니라 ‘보조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방식이라는 평가가 많다. 기본 초안을 AI가 만들더라도, 마지막에는 사장 본인의 경험과 진심이 들어가야 고객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시장 분위기는 분명 바뀌고 있다. 과거 자영업 시장이 입지와 메뉴 중심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데이터 활용 능력과 디지털 운영 역량까지 중요한 시대가 됐다.

특히 배달 플랫폼 중심 소비 구조가 굳어지면서 온라인 리뷰 관리와 고객 커뮤니케이션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AI가 자영업자들의 ‘24시간 운영 파트너’처럼 자리 잡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AI 활용 능력이 자영업 생존율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단순히 기술을 쓰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느냐의 차이라는 것이다.

결국 AI는 이제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동네 식당과 작은 가게까지 스며드는 생활형 기술이 되고 있다. 자영업 시장에서도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