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숨 고르기 들어갔다…반도체 차익 실현에 8200선 아래로 밀려

최근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던 국내 증시가 숨 고르기 장세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반도체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코스피가 8200선 아래로 밀렸고, 시장에서는 “반도체 편중 장세에 대한 부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77% 하락한 8165.73으로 출발한 뒤 장 초반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오전 9시 37분 기준 지수는 8157선까지 밀리며 전날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이번 조정은 최근 급등했던 반도체주에 대한 차익 실현 심리가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상장되면서 시장 수급이 한쪽으로 과도하게 쏠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상장 첫날 관련 ETF 거래대금은 9조8000억원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국내 증시가 사실상 반도체 단일 테마 장세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코스피 상승 역시 상당 부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으로 이뤄졌다. AI 반도체 기대감과 글로벌 메모리 업황 회복 전망이 맞물리면서 외국인 자금이 집중적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간 급등 이후 부담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1%대 하락세를 보이며 쉬어가는 흐름을 나타냈다. 최근 반도체 랠리 속도가 워낙 빨랐던 만큼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시장에서는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등장 이후 변동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는 코스피200이나 업종 단위 ETF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특정 종목 자체를 2배·3배로 추종하는 상품들이 등장하면서 단기 매매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시장에서도 엔비디아·테슬라 단일종목 ETF가 등장한 이후 변동성이 확대된 사례가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대표 종목인 만큼, 레버리지 ETF 확산이 단기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이날 시장에서 눈에 띈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에너지 기업과 약 2조4000억원 규모 ESS(에너지저장장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10% 넘게 급등했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업황 둔화 우려 속에서도 ESS 시장 성장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반도체 일변도 장세 속에서 2차전지와 에너지 분야로 일부 순환매가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최근 국내 증시는 특정 업종으로 수급이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AI 기대감이 반도체에 집중되면서 다른 업종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평가도 많았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업종별 순환매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랠리에 따른 차익 실현 압력과 글로벌 반도체 지수 약세 영향으로 지수 상단이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흐름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최근 글로벌 증시 역시 AI 관련주 중심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밸류에이션 부담과 차익 실현 압력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국인 수급 흐름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5000억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와 연기금은 매수에 나서며 하단 방어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단기 차익 실현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방향 전환인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코스피 상승을 이끈 핵심 동력이 외국인 매수였기 때문이다.

한편 국제유가 급락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완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연결될 경우 증시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현재 시장은 AI 반도체 기대감과 단기 과열 우려가 동시에 충돌하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많다.

증권업계에서는 앞으로 국내 증시 방향성이 “반도체 랠리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특정 업종 쏠림 현상이 지나치게 심화될 경우 시장 변동성 역시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