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도 경매 시대”…한성자동차, 공개 입찰 플랫폼 도입으로 고객 잡기 나선다
국내 중고차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직접 여러 매매상을 찾아다니며 가격을 비교해야 했다면, 이제는 플랫폼이 대신 경쟁 입찰을 붙여 최고가를 찾아주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중고차 거래의 핵심 가치가 ‘정보 비대칭 해소’와 ‘투명성’으로 이동하면서 완성차 브랜드들 역시 고객 경험 개선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사인 한성자동차가 고객 차량을 보다 쉽고 투명하게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중고차 공개 입찰 플랫폼’을 선보인 것도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한성자동차는 4일 고객이 차량 매각을 의뢰하면 여러 전문 중고차 매매업체가 경쟁 입찰에 참여하는 공개 입찰 플랫폼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해당 서비스는 고객이 차량 정보를 등록하면 전문 인력이 차량 상태를 검수한 뒤 복수의 중고차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는 구조다. 고객은 여러 업체를 직접 방문하거나 견적을 비교할 필요 없이 가장 경쟁력 있는 조건을 선택할 수 있다.
이는 한성자동차가 운영 중인 벤츠 인증 중고차 사업과는 성격이 다르다.
인증 중고차 사업이 한성자동차가 직접 차량을 매입해 품질을 보증하고 판매하는 방식이라면, 이번 공개 입찰 플랫폼은 고객의 차량 처분 과정을 지원하는 중개 서비스에 가깝다.
최근 중고차 시장에서 이러한 서비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소비자 불신 때문이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오랫동안 가격 정보 불투명성과 허위 매물 문제, 감가 산정 기준 논란 등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판매하는 차량이 적정 가격을 받는지 확인하기 어려웠고, 거래 과정에 대한 부담도 컸다.
이 때문에 최근 업계는 ‘투명성’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경쟁 입찰 방식은 여러 업체가 동시에 가격을 제시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시장 가격이 형성된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가격 협상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보다 객관적인 시세 확인도 가능하다.
실제로 중고차 플랫폼 시장에서는 이미 비슷한 모델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차량 경매와 비대면 견적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중고차 거래 방식 자체가 디지털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과거 오프라인 중심이었던 거래 구조가 모바일과 플랫폼 기반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한성자동차 역시 이번 서비스를 통해 단순 차량 판매를 넘어 고객 생애주기 전체를 관리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고객이 신차를 구매하고, 차량 정비를 받고, 일정 기간 사용한 뒤 다시 차량을 판매하고 재구매하는 과정까지 하나의 서비스 흐름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수입차 업계에서는 이러한 ‘라이프사이클 비즈니스’가 중요한 성장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신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고객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판매 이후 서비스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비, 금융, 인증 중고차, 차량 매각 서비스까지 모두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제공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 고객일수록 차량 교체 주기가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따라서 기존 차량을 얼마나 편리하고 좋은 가격에 처분할 수 있느냐가 다음 차량 구매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한성자동차가 중고차 매각 서비스에 힘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플랫폼이 중고차 시장의 디지털 전환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최근 자동차 산업은 차량 판매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 서비스 산업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차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차량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해결하기를 원하고 있다.
완성차 브랜드와 딜러사들도 이러한 변화에 맞춰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향후에는 AI를 활용한 차량 가격 산정, 실시간 시세 분석, 비대면 계약 시스템 등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는 중고차 거래 역시 데이터와 플랫폼 경쟁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한성자동차의 공개 입찰 플랫폼은 단순한 중고차 판매 지원 서비스를 넘어 자동차 유통 시장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신차 판매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뚜렷해진 시대에, 차량 구매부터 관리·매각·재구매까지 연결하는 통합 서비스 경쟁이 앞으로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